자영업 폐업 후, 모든 걸 잃은 날 – 다시 살아나기까지의 시작
이 포스팅은 애드릭스 이벤트 참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 "장사 망하고 나니까, 제 이름으로 남은 건 카드빚뿐이었어요. 가게 문을 닫는 날, 눈물조차 안 나더라고요. 그저 멍했습니다."
🔹 폐업이라는 현실, 생각보다 훨씬 더 무거웠다
김성호(가명) 씨는 8년간 분식집을 운영했습니다. 번화가는 아니었지만 단골도 제법 있었고, 성실함 하나로 버텨온 세월이었습니다.
그러나 2021년,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상권이 급속히 무너졌고, 유동 인구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습니다. 점심시간에도 빈 테이블이 가득했고, 배달 주문도 기대 이하였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손님이 줄었다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원재료 값은 매달 오르고, 배달앱 수수료는 판매금액의 20% 이상을 차지하며 수익 구조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세금, 4대 보험, 임대료, 카드값이 줄줄이 밀리며 그는 폐업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버티고 버티던 어느 날, 건물주는 월세 두 달치 연체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그는 어쩔 수 없이 가게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가게를 정리하던 마지막 날, 김 씨는 오랫동안 사용하던 조리도구와 포스기기를 바라보며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폐업 후 남겨진 빚의 현실
손에 쥐어지는 돈은 거의 없었고, 남은 건 마이너스 통장과 신용카드 연체액뿐이었습니다. 폐업신고를 하러 구청에 갔던 날, 김 씨는 말합니다. "도장 찍는 손이 그렇게 떨릴 줄 몰랐어요. 그동안 내가 버텨온 시간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느낌이었어요. 가게가 곧 제 전부였거든요."
이제 그는 사장도 아니고, 점주도 아니었습니다. 신분이 사라진 듯한 상실감과 함께, 세상에서 자신이 지워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스스로를 원망하게 되는 마음이 가장 괴로웠습니다.
"왜 좀 더 일찍 정리하지 못했을까", "왜 빚을 내서 버티려 했을까" 같은 자책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김 씨는 삶의 한 페이지를 닫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채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 가게는 정리했지만, 빚은 그대로 남았다
폐업 후에도 남은 건 약 4,500만 원의 채무였습니다. 가게 운영 당시 외상으로 들여온 재료비, 밀린 공과금과 임대료, 각종 소액대출까지 얽히며 그는 말 그대로 채무의 늪에 빠졌습니다.
특히 마이너스 통장은 이자가 불어나며 원금보다 갚아야 할 금액이 더 많아졌고, 돌려막던 카드도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걸려오는 독촉 전화에 마음은 지쳐갔고, 문자를 확인하는 것조차 두려워졌습니다. 연락을 피하려고 핸드폰을 꺼놓는 시간이 길어졌고, 심지어 집 주소로 발송된 내용증명 우편을 가족들이 먼저 확인할까봐 외출을 꺼리는 지경이었습니다.
어느 날은 새벽 배송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가다가 현관에 꽂힌 채권추심 통지서를 보고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고 합니다.
가족에게도 상황을 털어놓을 수 없었습니다. “애들한테 창피해서 말도 못했어요. 내가 망해가는 걸 들키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 말에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자책이 담겨 있었습니다.
수입은 전무하고 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악순환 속에서, 그는 점점 더 깊은 절망에 빠졌습니다.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부터 알아봤지만, 일정한 수입이 없다는 이유로 조정이 불가능하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결국 그는 법률사무소 문을 두드렸고, **‘개인회생’**이라는 제도에 대해 처음으로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 개인회생이란? 자영업 폐업자에게 열려 있는 마지막 통로
개인회생은 소득이 있는 채무자가 일정 기간(보통 36~60개월) 동안 일정 금액을 변제하면 나머지 채무를 탕감받을 수 있는 법적 제도입니다.
회생 절차, 실제로 어떤 과정인가?
김 씨처럼 사업이 실패한 자영업자에게도 적용이 가능하며, 폐업 상태라도 추후 재취업 또는 근로 가능성이 있다면 회생 신청 자격이 주어질 수 있습니다.
김 씨는 처음엔 개인회생이 ‘파산자’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오해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알아보니, 그건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일정한 소득만 있다면 누구든 회생 절차를 통해 삶을 정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관련 사례들을 검색하고, 실제로 회생에 성공한 자영업자들의 후기들을 접하면서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폐업 이후 그는 더 이상 마냥 무기력하게 주저앉아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일이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였습니다. 허리를 구부리고 무거운 박스를 날랐지만, 그것도 감사했습니다. 대리운전, 플랫폼 배달일 등을 병행하며 월 평균 약 200만 원의 수입을 만들 수 있었고, 이 수입을 바탕으로 회생 신청 자격을 충족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고정된 직장은 없었지만, '지속적인 소득 활동'이 있다는 점이 인정받았고, 법률 대리인을 통해 변제계획안을 세우는 데도 성실히 임했습니다.
중요한 건 소득의 금액이 아니라, 그 소득이 반복적이고 일정한가, 그리고 그에 맞는 변제계획을 세울 수 있는가였습니다.
그는 자필 진술서에 이렇게 썼습니다. "장사 접고 주저앉을 수 없었습니다. 살아야 했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믿고 싶었습니다."
🔹 마음보다 더 무거웠던 건, 증명해야 할 서류들
김 씨에게 가장 부담스러웠던 건 법원이 요구하는 각종 증빙 서류였습니다.
폐업 이후 수입은 일정하지 않았고, 대부분 현금 수입이었기 때문에 통장 입금 내역 외에 이를 입증할 다른 자료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비정규직 혹은 비공식적인 노동 형태에서는 증빙이 어렵고, 서류 준비만으로도 정신적 부담이 컸습니다.
특히 그는 배달 플랫폼, 대리운전, 택배 아르바이트 등을 병행하고 있었지만, 이들 모두 '급여 명세서'가 존재하지 않아 고용 안정성 증명도 어려웠습니다.
그는 고민 끝에 자신이 일했던 배달 앱의 작업 내역, 하루 수입을 기록한 노트, 은행 입금 내역 등을 캡처하거나 스캔하여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휴대폰 위치 기록과 캘린더 메모까지 동원해 자신이 실제로 일했음을 증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한 그는 자필 진술서를 통해 본인의 폐업 사유, 생활고, 가정의 경제상황 등을 상세히 담았습니다.
처음 제출한 자료는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보정명령이 내려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하나씩 보완하며 대응해 나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법률 대리인의 조언을 받아 서류를 체계적으로 재정비했고, 추가적인 확인서를 병원, 거래처 등으로부터 확보해 제출했습니다.
결국 그의 진정성과 끈기 있는 대응이 인정받아, 법원은 김 씨의 회생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 회생 인가 이후, 다시 준비하는 삶
법원의 인가 결정은 단순히 빚을 줄여준다는 의미를 넘어서, 김 씨에게는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준 계기였습니다.
인가 결정이 내려진 날, 그는 처음으로 제대로 된 숨을 쉴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동안 무너져버린 자존감, 책임감의 무게,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허우적거리던 김 씨는 ‘이제 나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느꼈습니다.
법원은 김 씨에게 총 채무 4,500만 원 중 약 1,500만 원만을 3년간 분할 납부하도록 결정했고, 나머지 3,000만 원은 면책 처리되었습니다.
매달 42만 원 정도의 금액을 꾸준히 납부하면, 그는 다시 신용을 회복할 수 있고, 금융 거래도 가능해집니다. 그동안 신용불량자로서 느껴야 했던 불편함과 위축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그는 다시 미래를 계획할 수 있게 되었다는 데에 깊은 감사를 느꼈습니다. “이전엔 하루하루 버티는 삶이었지만, 지금은 다음 달, 내년을 생각할 수 있게 됐어요.
회생은 단순한 법적 절차가 아니라, 다시 살겠다는 결심이었습니다.”
김 씨는 변제기간 동안 다시 창업을 준비하고자 관련 교육을 수강하고 있으며, 금융생활에 대한 공부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이제는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실패를 준비하고 다시 회복하는 법을 알게 되었어요.”
📎 관련 글도 함께 읽어보세요 →
👉 50대 여성의 현실 고백 – 신용불량자에서 개인회생으로 다시 선 이야기
📎 다음 글 예고: [2편] “채무조정은 실패했다: 회생만이 남은 길”
이 글과 연관된 도움되는 참고 사례가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
워드프레스 원문에서 확인하기